• 센터 소개
  • 야생동물구조
  • 시설현황
  • 강원도 야생동물(토종동물)
  • 참여마당
  • 정보마당
맨위로
참여마당
자유게시판
강원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참여마당  자유게시판

 
작성일 : 19-07-06 22:09
미아? 고아? 구조? 납치?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91  

많은 아기동물들이 태어나서 자라는 봄~여름철. 센터에도 쉴틈없이 아기동물들이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이 아가들은 모두 사고로 부모님을 잃어서 구조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어미가 없는 줄 알고 산에서 데리고 나와 개집에 '보호'했다던 아이들
-어미가 안보여 산에 숨어있던 것을 데리고 나와 개집에 보호중이었다던 아이들...


적지 않은 경우,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잠시 자리를 비웠거나, 근처에 있지만 주변에 사람이 있어 숨어있는 건데 미아가 된 것으로 오해한 사람들의 선의로 납치당해 생이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호'중이라는 아기동물들을 인계받아 상태를 보면 건강상태가 양호한 아가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미를 잃었다기보다는 잘 돌보고 있는 와중에 선의의 납치를 당했다고 봐야겠지요.


-바로 옆에 어미로 추정되는 성체 고라니 사체가 있었던 사례. 이런 경우는 확실히 구조해야겠죠.


물론 예외도 많습니다. 주변에 어미로 추정되는 성체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거나, 저 산비탈 위에서 굴러떨어져 다쳤다거나, 고개도 못 가누고 축 늘어져 있다거나, 너무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도저히 방치할 수 없다거나 등 많은 아기동물들이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구조됩니다.
다만 정말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을 아기들도 분명 있었다는 것 또한 사실이지요.

누군가의 선의로 보호하였음에도 부모와 생이별하고, 자기 몸집의 수십 배는 되는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야하고, 엄마아빠는 자기만 집중해서 돌봐줬는데 자기랑 비슷한 아기들 수십 이상 돌본다고 항상 누가 지켜봐주는 거도 아니고, 자긴 원래 저 넓은 곳에서 뛰어다녔는데 이 이상한 곳은 좁고 답답하고.
부모님과 잘 지내던 아기동물 입장에서는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어미의 보호 하에 건강하게 자란 개체들은 상당수가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강합니다. 정말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인간의 모든 케어를 전력으로 거부하지요. 적응하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면...? 그 아기들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합니다.

사실 너무 적응해도 문제입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애초에 방사 결정을 내리지 않지만, 인간에게 적응한 야생동물이 자연으로 방사된다? 큰 경계없이 인가로 내려올 가능성이 다른 야생동물보다 훨씬 높을 것이고, 그것은 사고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도로망이 발달한 나라에서는요. 그럼 방사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방사하지 않습니다. 그럼 그 아이는 평생을 저 넓은 자연이 아니라 좁은 센터 시설에서 살게 되겠지요.

이건 비단 센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간혹가다 조난된 아기동물을 보호하다, 정이 붙어 반려동물처럼 평생을 같이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불법입니다만 그걸 차치하고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인가? 하면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고라니로 예를 들자면, 정말 아기때는 500g 안팎일 정도로 작고 귀엽습니다만 성장하면 15kg을 넘어 20kg 가까이 성장하는 개체도 적지 않습니다. 실내는 물론이고 마당 수준에서 키울 수 없는 동물이죠. 실제로 정이 들어 계속 돌보다 주변 농가에 피해를 끼치다 사살될까 두려워 데려가줬으면 좋겠다고 연락 온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불편한 이야기였을까요? 그리고 이전 문단 얘기는 갑자기 왜 집어넣었을까요?

사실 신고까지 해주시는 분들이 나쁜 마음을 먹었을 리가 없지요. 누구보다 어린 생명에 대한 걱정이 큰 분들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선의의 결과가 아기들의 불행이라면 그만큼 슬픈 일은 또 없을 것입니다.

부디 섣부른 선의 이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했기에, 늦게나마 한 줄 올렸습니다.

아기 동물들을 발견하신 경우에는 반드시 구조해야하는 상황-주변에 어미로 추정되는 성체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거나, 굴러떨어져 다쳤다거나, 고개도 못 가누고 축 늘어져 있다거나, 너무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도저히 방치할 수 없다거나 등-일지 아닐지, 다시 한 번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